본문 바로가기
창업

조세피난처에 대한 포괄적 분석 보고서

by 망고노트 2025. 8. 30.
728x90
반응형

조세피난처에 대한 포괄적 분석 보고서

 

1. 조세피난처의 개념적 이해

 

1.1. 조세피난처의 정의 및 특징

 

조세피난처(Tax Haven)는 법인이나 개인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현저히 낮은 세율을 적용하여, 그들만의 독특한 금융 환경으로 전 세계 비즈니스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국가 또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역은 종종 '오프쇼어(offshore)' 또는 '조세 회피처(tax shelter)'라고도 불린다.1 조세피난처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경과세 또는 무세 정책이지만, 그 외에도 금융거래의 익명성 보장, 규제 완화, 그리고 실질적인 활동 요건의 부재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기능한다.3

첫째, **경과세(Low Taxation) 또는 무세(Zero Taxation)**는 조세피난처의 핵심적인 식별 표지다. 이들은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자본이득세 등 직접세를 전혀 부과하지 않거나 매우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3 예를 들어, 케이맨 제도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없으며, 재산세, 자본이득세도 부과하지 않아 기업에게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8 에스토니아처럼 이익 분배시에만 법인세를 부과하여 기업의 재투자를 장려하는 독특한 모델도 존재한다.1 이러한 경과세는 그 자체로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된다.

둘째, 엄격한 비밀주의정보 교환의 부재는 조세피난처의 또 다른 핵심 기능이다. 많은 역외 지역은 높은 수준의 익명성을 보장하며, 다른 국가의 세무 당국과의 정보 교환을 제한하거나 거부한다.1 이는 투자자와 기업이 자신들의 재정 운영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역사적으로 스위스는 1934년 제정된 은행 비밀법을 통해 이러한 비밀주의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전 세계의 자금이 스위스로 몰리는 계기가 되었다.11 그러나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력과 규제 노력으로 인해 스위스의 은행 비밀주의는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13

셋째, 자유로운 규제 환경은 조세피난처의 매력을 더한다. 이들 지역은 최소한의 재무 보고 요구 사항과 낮은 관료주의를 특징으로 하여 행정 비용을 절감하고 비즈니스 운영을 간소화한다.1 OECD는 이러한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법 집행의 투명성 결여'를 유해조세경쟁의 주요 요건으로 지적하고 있다.3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활동 요건의 부재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법인, 즉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 설립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이들은 자국 내에서 물리적인 사업 활동이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기업들은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장소와 세무상 이익을 신고하는 장소를 분리하여 조세회피를 꾀할 수 있다.3

 

1.2. 조세회피(Tax Avoidance)와 조세포탈(Tax Evasion)의 법적·윤리적 구분

조세피난처와 관련하여 가장 흔히 제기되는 질문은 조세회피(Tax Avoidance)가 과연 합법적인 행위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는 조세회피와 명백한 불법 행위인 조세포탈(Tax Evasion)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16

조세회피는 법률이 의도한 또는 의도하지 않은 허점을 이용하여 세금을 줄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세법이 허용하는 공제, 감면, 또는 세제 혜택을 합법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포함한다.16

[2][49] "누구든지 전 세계 어디에든 자신의 회사를 세울 권리가 있고, 각 법인은 자신이 등기된 국가에 납세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는 법적으로 합법이라고 명시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세회피는 합법적인 '절세(tax planning)'와 유사한 개념으로 간주되기도 한다.16

반면, 조세포탈은 사기, 허위 신고, 장부 은닉 등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 고의로 세금 납부를 회피하는 행위를 뜻하며, 명백한 범죄로 간주된다.3 조세피난처는 국내 탈세 자금의 도피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이용이 국내 과세기관의 눈을 피하기 위한 사기 또는 은닉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기도 한다.3

그러나 조세회피가 법적으로 합법이라 할지라도, 이는 심각한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사람들은 조세회피를 "세법의 문자는 준수하지만 그 정신에는 위배되는 행위"로 간주한다.18 이는 정부가 의도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세법을 공격적으로 해석하여 세금 부담을 줄이는 행위로, 공공의 선(social good)을 위한 사회적 의무를 회피하는 것으로 인식된다.18 이러한 행위는 기업의 신뢰와 평판을 훼손하며, 사회적 책임을 의심케 하는 부정적인 행태로 비판받는다.20

기업 경영진은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법적 책임과 사회적 공정성이라는 윤리적 책임 사이에서 딜레마에 직면한다. [52]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과 조세회피 성향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분석된다. 이는 CSR에 적극적인 기업일수록 평판 유지를 위해 정보 공개 투명성에 더 신경 쓰고, 조세회피를 덜 시도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조세회피 문제는 단순히 법의 준수 여부를 넘어, 기업이 사회적 연대와 공정성에 기여해야 할 윤리적 의무를 어디까지 인식하고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법률의 완벽성을 전제로 하는 논리가 사회적 계약의 관점에서 비판받는 지점이다.

다음은 조세회피와 조세포탈의 주요 특징을 비교한 표이다.

구분 조세회피 (Tax Avoidance) 조세포탈 (Tax Evasion)
법적 지위 합법 또는 편법 불법 (범죄)
정의 세법의 허점이나 규정을 이용해 세금을 절감하는 행위 16 사기 등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행위 3
행위 유형 세제상의 공제 및 감면, 역외법인 설립, 복잡한 거래 구조 활용 소득 누락, 비용 허위 계상, 장부 조작 및 은닉
의도 세금 비용 최소화 납세 의무 회피
사회적 인식 '회색 지대(Grey area)', 비윤리적, 부도덕하다는 비판 18 명백한 범죄 행위로 간주
결과 과세당국의 추징 및 법적 분쟁 가능 21 조세범 처벌 및 세금 추징

 

2. 조세피난처 활용의 주체와 수단

 

2.1.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

다국적 기업이 조세피난처를 활용하는 주요 동기는 세금 비용 절감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의 용이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22 특히,

33에 따르면 물리적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고 안정적인 법제만을 필요로 하는 '지주회사'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데 조세피난처가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이들은 주로 '세원잠식 및 소득이전(BEPS)'이라 불리는 전략을 통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역외로 이전한다.23

가장 고전적이고 보편적인 수법은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이전이다. 기업은 본사에서 개발한 특허권, 상표권 등 무형 자산의 소유권을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자회사로 이전한다.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로열티, 사용료 등 수익을 이 자회사에 귀속시켜 본국에서 높은 세율의 법인세를 피하는 것이다. [53]은 특허권을 조세피난처에 위장 등록하여 사용료에 대한 과세를 회피하는 사례를 대표적인 유형으로 제시한다.

 

2.1.1. 사례 연구: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적 조세회피

2012년과 2013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공격적 조세회피 내막이 폭로된 바 있다. 25에 따르면, 애플은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인 R&D 및 마케팅 전략 수립이 모두 미국에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지식재산권 사용권의 상당 부분을 아일랜드 법인으로 이전했다. 이를 통해 미국 외에서 발생한 막대한 소득의 대부분을 초저세율 국가인 아일랜드 법인에 귀속시켰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아일랜드 정부와의 특별 협상을 통해 2% 수준의 세율 특례를 제공받았으며, 아일랜드 법인이 경영과 지배가 현지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일랜드에서조차 납세를 회피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총 380억 달러의 세전 소득에 대해 불과 2,100만 달러만 납부하여 실효세율은 0.06%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25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25에 따르면 MS R&D 활동의 85%가 미국에서 이루어졌지만, 그 산물인 지식재산권 사용권을 푸에르토리코,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지로 이전시켜 3년간 210억 달러를 역외로 이전함으로써 45억 달러의 조세를 회피했다. 이러한 사례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국제조세 제도의 허점을 체계적으로 악용하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2.2. 개인 및 부유층의 자산 관리 목적 활용

조세피난처는 기업뿐만 아니라 부유층과 개인에게도 매력적인 장소다. [54]은 조세피난처가 돈을 숨겨두기 좋은 곳이라 언급하며, 세금 절감 외에도 자산의 비밀 유지와 보호를 주요 동기로 제시한다. 개인의 자금 은닉 수단은 위장 거래, 명의신탁 등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핵심적인 구조는 **신탁(Trust)**이다.26

신탁은 위탁자(자산 소유자)가 자산의 소유권을 수탁자(Trustee)에게 이전하여 특정 수혜자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법적 관계다. 26는 신탁이 자산을 맡김으로써 채권자의 추심을 피하고 세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28은 특히 신탁이 고액 자산가들의 장기적인 자산 보호 전략이나 세대 간 부의 이전을 위한 용도로 활용된다고 덧붙인다.

조세피난처의 활용은 단순히 세율이 낮은 곳을 찾는 것을 넘어, 복잡한 법적 구조를 통해 자금의 실질적 귀속을 은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3은 이러한 행위를 '소득 귀속자 변경' 또는 '과세 대상의 귀속의 실질을 가리는' 행위로 지적한다. 3은 조세피난처가 '역외의 은신처'와 같아 거래에 대한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고 언급한다.

이러한 법적 구조는 조세당국이 납세 의무자를 식별하고 과세권을 행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페이퍼 컴퍼니의 설립이 매우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사실48은 이러한 자금 은닉을 용이하게 한다. 단돈 1달러로도 회사를 설립할 수 있으며, 온라인으로 모든 절차를 처리할 수 있다.27

3은 해외 투자를 위장하여 자금을 국외로 반출한 후 조세피난처를 경유하여 국내로 재유입시키는 사례를 제시하는데, 이는 합법적인 금융 구조를 이용해 자금의 출처를 숨기고 세금을 회피하는 복잡한 거래 패턴의 실체를 보여준다. 이러한 행위는 3가 언급한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적 논의를 지속적으로 촉발하고 있다.21

 

2.3. 주요 역외 법인 구조

조세피난처에서 활용되는 법적 구조는 다양하다.

  •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 [55]에 따르면 페이퍼 컴퍼니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로, 물리적인 사무실이나 직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금 절감이나 경비 절감을 목적으로 설립되며, [48]27은 이의 설립이 매우 쉽고 빠르며, 심지어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 국제사업회사(IBC) 및 유한책임회사(LLC): [29]28 IBC 'International Business Company'의 약자로, 국제 무역, 투자, 자산 관리를 위해 설계된 가장 인기 있는 역외 법인 형태라고 설명한다. LLC는 법인의 책임 보호와 파트너십의 운영 유연성을 결합한 형태로, 자산 보호 및 합작 투자를 위해 선호된다.28 이들 법인은 일반적으로 현지에 사무실이나 이사를 둘 필요가 없으며, 보고 의무가 최소화된다.28
  • 신탁(Trust): 28은 신탁이 엄밀히 법인은 아니지만, 자산을 수탁자에게 이전하여 자산 보호 및 장기적인 부의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장치라고 설명한다.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의 기밀성을 제공한다.

2.4. 조세회피 기법의 사례: '더블 아이리시 위드 어 더치 샌드위치'

'더블 아이리시 위드 어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는 다국적 기업의 복합적이고 공격적인 조세회피 기법을 대표하는 고전적인 사례다. 3031은 구글과 애플이 이 기법을 고안하고 활용했다고 언급한다. 이 기법은 두 개의 아일랜드 법인 사이에 네덜란드 법인을 끼워 넣고, 최종적으로는 법인세가 없는 버뮤다나 바하마 법인으로 수익을 이전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이 기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1. 아일랜드 법인 1(I 1): 지식재산권(IP) 사용권을 미국 본사로부터 구매한다. 이 법인은 아일랜드 세법상 해외에서 운영된다고 신고하여 아일랜드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다.30
  2. 아일랜드 법인 2(I 2): 전 세계 각국(: 애플코리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 이 법인은 I 1로부터 IP 사용권을 구매한다.30
  3. 네덜란드 법인(N): I 2 I 1에게 지급해야 하는 사용 비용을 네덜란드 법인을 통해 지급한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국가 간 IP 사용 비용에 대한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다. 이로써 아일랜드의 20% 원천징수세를 회피할 수 있다.30
  4. 버뮤다 법인(B): 아일랜드 법인 1(I 1)은 최종적으로 세금이 없는 버뮤다 법인에 소속되어 있다. I 2가 네덜란드 법인을 통해 지급한 돈은 결국 버뮤다 법인으로 이전되며, 이 과정에서 세금 부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31

31에 따르면 구글은 이 기법을 통해 2011년에만 98억 달러의 수익을 조세피난처로 이전했다. 이는 높은 법인세율을 회피하고 수익을 역외에 쌓아두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며, 30는 향후 디지털세 도입과 같은 국제적인 규제 변화로 인해 이러한 기법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3. 조세피난처의 세계적 영향

 

3.1. 경제적 영향: 과세 기반 잠식과 세수 감소

조세피난처의 가장 직접적인 경제적 영향은 국가의 과세 기반을 잠식하고 세수를 감소시키는 데 있다.3 다국적 기업들은 세금 납부 장소를 실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곳과 분리시켜, 이익을 저세율 또는 무세 국가로 이전한다. 이로 인해 경제 활동이 발생하는 본국 정부는 막대한 세금을 징수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24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와 같은 시민단체는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조세피난처로 이전된 자산이 전 세계적으로 21~3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32 이는 한국의 인구와 GDP를 합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며, 그 오차 범위만 해도 막대하다.2

36에 따르면, 조세회피로 인해 1990년부터 2001년까지 저소득 국가들의 세수는 약 4분의 1 감소했다. 이는 법인세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에 특히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으며, 해외 원조로 받는 자금 규모를 훨씬 초과하는 손실을 야기한다. 결과적으로 조세회피는 국내 투자를 감소시키고 역외 투자를 증가시킴으로써 경제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34

 

3.2. 사회적 영향: 조세 정의와 불평등 심화

조세피난처의 존재는 단순히 경제적 비효율성 문제를 넘어, 사회적 불평등과 조세 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구조적 문제를 낳는다. 조세피난처 시스템은 부를 소수에게 집중시키고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위험은 사회 전체로 전가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는 36가 주장하는 '상향식 부의 재분배, 하향식 위험의 재분배'와 맞닿아 있다.

36는 미국 최상위 부자 400명의 소득 구조가 1992년 대비 2007년에 임금 소득 비중은 급감하고 자본 소득 비중은 급증한 사실을 제시한다. 이는 부유층이 주로 자본 소득을 통해 소득을 얻고, 이 자본 소득에 대해 낮은 세율이 적용되거나 조세피난처를 통해 세금을 회피함으로써 전체 세금 부담을 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36 "기업들과 부자들이 점점 세금을 적게 낸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 나머지를 채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회피한 세수는 본래 공공 교육, 의료 서비스, 사회기반시설 등 사회 전체의 복지와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되어야 했다.19 그러나 이러한 재원 부족은 결국 공공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이는 사회 전체,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킨다. 이처럼 조세피난처는 부의 불평등한 재분배와 빈곤국의 손실을 초래하며, 공동체 전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특정 집단이 회피하는 구조를 영속화한다. 이는 조세 시스템의 근본적인 목적 중 하나인 누진세 원칙과 소득 재분배 기능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낳는다.36

 

3.3. 불법 자금의 통로 역할

조세피난처는 합법적 조세회피의 통로 역할뿐만 아니라, 탈세와 돈세탁을 포함한 범죄 자금의 은닉 장소로도 악용된다.3 이들 지역이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익명성은 범죄자들이 불법적으로 얻은 자금을 숨기는 데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한다.11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을 통해 이러한 실체가 낱낱이 드러났다. [46]은 유출된 문건에 마약왕, 헤즈볼라와 같은 테러리스트 조직, 그리고 시리아 정부처럼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 및 기업들의 금융 거래 내역이 포함되어 있었음을 폭로한다. 이는 조세피난처 시스템이 단순히 부자들의 '합법적 절세' 수단을 넘어, 전 세계의 불법 자금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 국제 사회의 규제 노력과 한계

 

4.1. OECD/G20 BEPS (세원잠식 및 소득이전) 프로젝트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문제가 심각해지자, 국제 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조를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OECD G20은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로 인한 세수 및 과세주권 위협을 공동으로 인식하고, 세원잠식 및 소득이전(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BEPS)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24 BEPS 프로젝트는 국가 간 상이한 조세제도와 기존 국제조세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를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23

15개의 행동계획으로 구성된 BEPS 프로젝트는 조세 시스템의 '일관성', '실질',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39 특히, 유해조세제도에 대한 대응, 조세조약 혜택의 제한, 그리고 기업의 이전가격 정보를 담은 국별 보고서(CbC) 제출 의무화 등은 핵심적인 최소 기준(minimum standard)으로 제시되었다.39

[38]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129개국 이상이 BEPS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자국 세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국제적인 협력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BEPS 프로젝트는 규제와 회피의 지속적인 순환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24 BEPS가 디지털 경제 이전의 구시대적인 조세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행위에 대한 대응책이었다고 설명한다. 이는 규제가 과거의 위반 사례를 바탕으로 사후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금융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금융상품이나 법적 구조를 만들어내며 규칙의 허점을 찾아낸다.41

[35]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하는 순간에도 더 많은 조세피난처가 생겨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이는 국제 조세 거버넌스가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6] BEPS 2.0이 국제 조세 환경을 크게 변화시켰지만, 동시에 모든 산업에서 새로운 컴플라이언스 문제와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4.2. 금융계좌 정보 자동교환(AEOI) CRS

BEPS 프로젝트와 함께 국제 조세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도는 **금융계좌 정보 자동교환(AEOI)**이다. 43, 44, [57]에 따르면, AEOI는 역외 탈세 및 자금 은닉 방지를 위해 각국 과세당국이 상대국 거주자의 금융계좌 정보를 매년 정기적으로 상호 교환하는 제도다. OECD가 개발한 **공동보고기준(Common Reporting Standard; CRS)**에 따라 금융기관은 계좌 보유자의 조세목적상 거주지를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자국 세무 당국에 보고한다.42

이 제도를 통해 교환되는 정보는 계좌 보유자의 이름, 주소, 납세자 번호 등 개인 식별 정보뿐만 아니라, 계좌 잔액, 이자·배당 소득 등 상세한 금융 정보까지 포함한다.43 특히 법인 계좌의 경우, 수동적 수입이 대부분인 '수동적 비금융법인(Passive NFE)'의 경우 25% 이상 지분을 소유한 '실질적 지배자(controlling person)'의 정보까지 교환되어 자금의 실제 소유주를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43

우리나라는 2014년에 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에 가입하여 2017년부터 금융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교환 대상국이 77개국으로 확대되었다.44

[58][59]은 우리나라가 AEOI 이행 효과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가 금융정보자동교환을 위한 전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교환된 정보를 성실 신고 안내, 해외금융계좌 신고 검증, 세무조사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4.3. 개별 국가의 법적 대응 및 조세조약 강화

국제적 공조와 별개로, 각국은 자국의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법적 대응을 강화해왔다. 3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6 OECD 가입을 앞두고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조세피난처 과세제도(특정외국법인세제)를 도입했다. 이는 조세피난처에 소재하는 특정외국법인의 유보 소득에 대해 배당으로 간주하여 과세하는 제도다.3 또한,

[60][40]은 이중과세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조세조약이 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국제적 협력의 기본 틀이 되었음을 설명하며, 최근에는 조약 남용을 포함하는 조세회피를 방지하는 조항이 명시되고 있다.39

 

5. 주요 조세피난처 스캔들 사례 분석

 

5.1.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 (Panama Papers)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은 조세피난처의 비밀스러운 시스템을 폭로한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다. [61], [45]에 따르면, 이 사건은 파나마의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유출된 약 1,150만 건의 비밀 문서에서 시작되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전 세계 100여 개 언론사가 1년간의 공동 취재 끝에 2016년 이를 공개했다.

유출된 문건에는 러시아 대통령 측근, 중국 최고 지도자의 가족, 아이슬란드와 파키스탄 총리 등 전 세계 전·현직 지도자와 유명 인사들의 역외 회사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45 이 사건의 폭로로 아이슬란드 총리는 국민의 압력으로 사임했으며, 파나마 법원에서는 모색 폰세카 설립자 등에 대한 자금세탁 혐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45

50은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가 개별 국가뿐만 아니라 국제 차원의 정책 재정비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하며, 파나마 정부는 로펌이 실소유자를 파악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5.2.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사건 (Paradise Papers)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는 파나마 페이퍼스 이후 역외 금융 시스템의 민낯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건이다. 32에 따르면, 이 사건은 로펌 '애플비(Appleby)'의 내부 문건 유출로 시작되었으며, 슈퍼리치와 다국적 기업의 자산 은닉을 도운 내용이 담겨 있었다. [62]는 파라다이스 그룹, SK 해운,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의 조세피난처 활용 사례가 이 사건을 통해 보도되었음을 언급한다. 포스코가 조세피난처에 세운 유령 회사에 거액을 투자한 후 막대한 자산 감액으로 손실을 본 사례는 기업의 조세피난처 활용이 반드시 이익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며, 부실 경영의 은폐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5.3. 한국 관련 주요 조세회피 스캔들

파나마 페이퍼스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외에도 한국인 관련 조세회피 사례는 지속적으로 드러났다. [37]는 시도해운의 권혁 회장과 '카자흐스탄 구리왕'으로 불리는 차용규 씨의 역외 탈세 혐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차용규 씨는 카자흐스탄 최대 구리업체의 주식 명의를 조세피난처인 버진 아일랜드의 페이퍼 컴퍼니로 옮겨 1조 원대의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회피했으며, 이 회사를 통해 국내에서 호텔, 백화점 등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역외 탈세 혐의로 거액의 세금 추징을 받았다. 이러한 사례들은 조세피난처 시스템이 단순히 해외 부유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조세 기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6. 결론 및 향후 전망

 

6.1. 보고서 요약 및 주요 통찰

본 보고서의 포괄적인 분석에 따르면, 조세피난처는 단순히 세금을 덜 내는 지역을 넘어선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이는 경과세, 엄격한 비밀주의, 규제 완화라는 세 가지 핵심 기능을 통해 다국적 기업과 부유층이 자금을 은닉하고 조세회피를 추구하는 '역외 은신처' 역할을 한다. 이들은 페이퍼 컴퍼니, 신탁과 같은 법적 구조와 '더블 아이리시'와 같은 정교한 기법을 활용하여 실제 경제활동이 발생하는 곳과 세금 납부 장소를 분리함으로써 납세 의무를 회피한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합법적인 절세로 치부하기 어려운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국가의 과세 기반을 잠식하고 세수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부유층과 기업의 조세 부담을 줄여 나머지 사회 구성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함으로써 조세 정의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또한, 조세피난처 시스템은 돈세탁 및 범죄 자금의 통로로 악용되며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위협한다.

이에 대응하여 OECD G20을 중심으로 한 BEPS 프로젝트와 금융계좌 정보 자동교환(AEOI)과 같은 국제적 공조 노력이 강화되었다. 이러한 노력은 조세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특정 조세회피 기법을 차단하는 데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6.2. 조세피난처 문제에 대한 법적·윤리적 논쟁의 지속

조세피난처 문제는 개인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국가 및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세권 확보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의 근본적인 충돌을 드러낸다. 한편에서는 기업과 개인에게는 전 세계 어디에든 회사를 설립하고 재산을 운용할 자유가 있으며, 세금을 줄이는 것은 합리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48 이러한 논리는 자유주의 경제 시스템 내에서 법률적 합법성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자유가 공교육, 의료 서비스, 사회기반시설 등 공공재의 재원을 고갈시키고, 결국 사회 전체의 기반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된다.35 이는 개인의 이기적인 행동의 총합이 공동체 전체의 손실로 이어지는 '공유지의 비극'과 유사한 결과를 낳는다. 조세 시스템은 사회의 응집력을 유지하고 소득을 재분배하는 중요한 사회적 계약의 산물이기 때문에, 조세회피는 이 계약을 파기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처럼 조세피난처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의 맹점과 한계를 드러내는 복합적인 현상이다. 법률적, 경제적, 윤리적 관점을 아우르는 다면적 접근 없이는 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다.

 

6.3. 국제 조세 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 과제 및 권고

국제사회는 BEPS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인 BEPS 2.0(디지털세) 논의를 통해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하에서 무형 자산을 통한 소득 이전 문제가 심화되자, 각국은 물리적 거점이 없더라도 디지털 서비스 제공에 따라 소득을 과세하는 새로운 조세 규범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3031은 디지털세가 발효될 경우, '더블 아이리시'와 같은 고전적인 조세회피 기법이 막을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파나마 페이퍼스 이후에도 기업 소유주의 개인정보 침해 논란과 같은 새로운 법적 도전이 나타나고 있다.50 이는 미래의 조세 규제가 투명성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가치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점을 찾아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규제 당국은 과거의 위반 사례에 대한 사후적 대응에서 벗어나, 기술과 금융의 혁신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제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조세회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 노력은 지속되어야 하며, 각국의 법적·행정적 노력을 넘어, 조세회피의 윤리적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728x90
반응형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 구독❤️ 좋아요 꾸우욱 눌러 주세요!🙏

그리고 💖커피 ☕, 💚차 🍵, 💛맥주 🍺, ❤️와인 🍷 중 마음에 드시는 한 잔으로 💰 후원해 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 지금 바로 아래 🔘버튼을 꾸욱 눌러 📣 응원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