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Neoliberalism)**가 '모든 것을 시장의 논리로 재편해야 한다'는 **이념(소프트웨어)**이라면, **테크노캐피탈리즘(Technocapitalism)**은 그 이념이 과학 기술과 결합하여 나타난 **현재의 가장 진화된 자본주의 시스템(하드웨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 신자유주의와 과학: "돈이 되는 과학"
신자유주의는 '진리 탐구'라는 과학의 전통적인 목표를 **'시장의 논리'**로 대체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주류가 되면서 과학계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 연구비의 상업화:
- 정부는 '순수 과학'이나 '기초 과학'(당장 돈이 안 되는 연구, 예: 우주의 기원)에 대한 장기적 지원을 줄였습니다.
- 대신, 단기적으로 상업적 성과(특허, 신제품)를 낼 수 있는 **'응용 과학'(예: AI, 생명공학, IT)**에 연구비를 집중시켰습니다.
- 대학의 기업화:
- 대학과 교수들은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처럼 스스로 돈을 버는 **'연구 기업가'**가 되도록 요구받았습니다.
- 연구 성과의 기준은 '진리의 발견'이 아니라, '특허 출원 수', '기술 이전료', '창업' 등 경제적 지표가 되었습니다.
- 지식의 상품화:
- 과거 '인류의 공공재'로 여겨졌던 과학 지식은 **'지적 재산(IP)'**이라는 사적 소유물로 바뀌었습니다.
- 과학 논문은 값비싼 구독료를 내야만 볼 수 있게 되었고(학술지 시장), 연구 데이터는 기업의 핵심 자산이 되었습니다.
요약: 신자유주의는 과학을 '진리 탐구의 장'에서 **'경제 성장을 위한 도구'**이자 **'자본 축적의 수단'**으로 만들었습니다.
2. 🏰 신자유주의와 테크노캐피탈리즘: "이념이 현실이 되다"
신자유주의는 테크노캐피탈리즘이 태동할 수 있는 완벽한 **'토양'**을 제공했습니다.
- 규제 완화 (Deregulation):
- 신자유주의 이념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 덕분에 1990년대~2000년대에 등장한 신생 기술 기업(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들은 정부의 거의 아무런 규제 없이 독점적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 민영화 (Privatization):
- 신자유주의는 공공 서비스를 민영화해야 효율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가장 큰 수혜자가 빅테크입니다. 인터넷은 본래 미국 정부(국방부)가 막대한 공공 자금으로 개발한 공공 인프라였으나, 이것이 민간 기업들에 사실상 '무상으로' 넘어가면서 이들은 '플랫폼'이라는 사유지를 만들 기반을 얻었습니다.
- 지적 재산권의 강화:
- 신자유주의는 사유 재산권을 절대적으로 보호합니다. 테크노캐피탈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은 공장이나 기계가 아닌 **'데이터'와 '알고리즘(IP)'**입니다.
- 신자유주의적 법과 제도는 빅테크가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독점적 알고리즘(지적 재산)으로 만들어 막대한 '지대(Rent)'를 벌어들일 수 있도록 법적으로 완벽하게 보호해 주었습니다.
요약: 신자유주의라는 이념이 ①정부 규제를 풀고(규제 완화), ②공공 인프라(인터넷)를 넘겨주고(민영화), ③새로운 자산(데이터, IP)을 보호해 주었기 때문에, 테크노캐피탈리즘이라는 빅테크 중심의 괴물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즉, 테크노캐피탈리즘은 신자유주의 이념이 기술과 만나 완성된, 가장 강력하고 현대적인 자본주의의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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