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분쟁지대: 2025년 이후 국가 간 전쟁 위험 평가,미중 전쟁
글로벌 분쟁지대: 2025년 이후 국가 간 전쟁 위험 평가
요약
본 보고서는 현재 국제 안보 환경을 분석하고, 2025년 이후 국가 간 중대 분쟁 발발 가능성이 높은 주요 지역과 핵심 동인을 평가한다. 분석 결과, 세계는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위험한 지정학적 국면에 진입했으며, 이는 강대국 경쟁의 격화, 수정주의 국가 연대의 부상, 그리고 기존 국제 질서의 침식이라는 세 가지 거시적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단기 위협 지역은 한반도로, 2025년 상반기에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는 북한의 급진적인 핵 독트린 변화, 북러 군사 협력의 질적 심화, 그리고 한미 양국의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위험한 시기에 중첩되기 때문이다. 한반도 외에도 대만 해협, 중동, 동유럽이 각각 뚜렷한 위협 시나리오와 격화 경로를 지닌 핵심 분쟁지대로 식별된다. 대만 해협은 미중 패권 경쟁의 중심축으로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파국적 충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중동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대리전이 직접적인 전면전으로 비화될 위험이 상존한다. 동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간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본 보고서는 특정 전쟁의 발발 시점을 단정적으로 예측하기보다, 복수의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최대 위험 구간(window of maximum danger)'이 2025년부터 2027년 사이에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기간은 지정학적 경쟁 구도가 고착화되고, 주요 행위자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며, 파괴적인 신기술이 군사적으로 적용되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각 분쟁지대의 위험 신호를 면밀히 감시하고, 억제력을 강화하며, 지정학적 충격에 대한 국가적 회복력을 구축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통합적인 전략이 시급하다.
표 1: 2025년 분쟁 위험 평가 매트릭스
| 분쟁지대 | 2025년 격화 가능성 | 글로벌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 핵심 동인 | 주요 감시 지표 |
| 한반도 | 높음 | 심각 | 북러 군사 관계 심화; 북한 핵 독트린 전환; 미국 정치 지형 변화; 한국 국내 정세 불안 1 | 비무장지대(DMZ) 인근 북한군 병력 이동; 러시아의 위성/잠수함 기술 이전 정황; 미 항모강습단 전개; 김정은의 특정 기념일(예: 노동당 창건일)을 겨냥한 담화 |
| 대만 해협 | 중간 | 파국적 | 미중 경쟁 심화; 중국인민해방군(PLA) 전력 증강;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 정책 변화; 대만 정치 지형 5 | 대만 봉쇄/침공을 상정한 PLA 연합 훈련; 미 해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FONOPs)' 빈도 변화; 대만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 중국의 '평화통일'에서 '단호한 조치'로의 수사적 전환 |
| 중동 | 중간-높음 | 심각 | 이스라엘-이란 간 그림자 전쟁의 직접 충돌화; 대리 세력(후티, 헤즈볼라)을 통한 불안정 확산; 미국의 분쟁 개입 가능성 9 |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직접 타격; 아이언돔을 압도하는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미 해군 자산에 대한 후티의 공격;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병력 동원 |
| 동유럽 | 중간 | 파국적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황 우위로 인한 자신감 또는 위기감; NATO 영토(폴란드, 발트 3국 등)로의 확전 가능성;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지원 약화 12 |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 폴란드 내 NATO 보급선 공격; NATO 지휘통제체계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 발트 3국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도발 |
제1부 글로벌 안보 지형: 벼랑 끝에 선 세계
현재 국제 시스템은 냉전 종식 이후 유지되어 온 상대적 안정기가 명백히 종결되고, 혼란스럽고 경쟁적이며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강대국 간 경쟁의 재점화,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국가들의 연대 강화, 그리고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분쟁 억제 기제로 작동하지 않는 지정경제학적 파편화 현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1.1 'G-Zero' 세계와 강대국 정치의 귀환
현재 국제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유라시아 그룹(Eurasia Group)이 명명한 'G-Zero' 세계, 즉 단일 강대국이나 국가 블록이 국제적 의제를 주도하고 질서를 유지할 의지와 능력을 모두 갖추지 못한 리더십 공백 상태이다.12 이러한 리더십 결핍은 악화일로를 걸으며 권력 공백을 창출하고,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불량 행위자(rogue actors)'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 이 환경은 1930년대나 냉전 초기와 비견될 만큼 위험하며, 오판과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을 극적으로 높인다.12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핵심 국제기구들은 현재의 글로벌 권력 균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주요 위기 상황에서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져 그 존재 의의를 상실하고 있다.16
이러한 리더십 공백 상태는 단순히 수동적인 무정부 상태가 아니라, 수정주의 국가들에게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허용적 환경(permissive environment)'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이나 패권국의 개입이라는 제약 조건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억제 기제가 약화되거나 소멸했다. 예를 들어, 유엔 안보리의 기능 마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북한과의 군사 협력에 대해 실효성 있는 국제적 제재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는 잠재적 침략 행위에 대한 비용을 극적으로 낮춤으로써,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과 같은 국가들이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자국의 이익을 공격적으로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즉, 'G-Zero'는 현상 유지를 어렵게 하고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행위자들에게 구조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분쟁 친화적인 환경 그 자체이다.
이 새로운 시대의 중심축은 미국과 부상하는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패권 다툼을 넘어 기술 표준, 군사적 우위, 그리고 미래 국제 질서의 규범을 둘러싼 총체적인 경쟁의 성격을 띤다.5
1.2 수정주의 축의 형성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도전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수정주의 국가들의 연대가 구체화되고 있다.23 이는 공식적인 동맹 관계라기보다는 미국의 영향력에 공동으로 반대하는 이해관계에 기반한 '편의적 전략 연대(strategic alignment of convenience)'에 가깝다. 미 국가정보국(DNI)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는 이들 4개국을 미국의 안보에 대한 핵심 도전 세력으로 명시하고, 이들이 제재를 극복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26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러한 연대를 가속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군수물자 부족에 직면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막대한 양의 포탄과 재래식 무기를 공급받고, 이란으로부터는 공격용 드론을 지원받는 등 새로운 군산 복합체 연계를 형성하고 있다.3 이는 북한과 이란의 핵 및 미사일 확산 활동에 대한 국제적 제재 체제를 무력화시키는 동시에, 이들 국가의 군사적 도발을 더욱 부추기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고 있다.
이러한 축에서 중국은 핵심적인 경제적, 외교적 후원자 역할을 수행한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꺼리면서도, 장기적인 대미 경쟁 구도 속에서 러시아를 핵심 파트너로 간주하며 지원하고 있다.3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북한과 이란의 도발적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약화시키고, 이들이 더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을 제공한다.
1.3 역사의 반복: 지정경제학적 파편화와 전쟁으로의 길
현재 심화되고 있는 미중 간 '디커플링(decoupling)'과 기술 경쟁은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앞두고 나타났던 국제 정세와 불길한 유사성을 보인다.30
첫째,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의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 패권국 영국과 신흥 강국 독일은 긴밀한 경제적 상호의존(자유무역) 관계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였다. 이러한 경쟁은 민족주의 감정을 자극했고, 결국 사라예보의 총성이라는 작은 불씨가 유럽 대륙 전체를 전쟁의 화염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했다.30 현재의 미중 관계 역시 높은 수준의 경제적 얽힘 속에서 군사적, 기술적 경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긴장 구조를 내포하고 있다.
둘째, 1930년대의 경험은 더욱 직접적인 경고를 보낸다. 대공황 이후 각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관세를 인상하고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근린궁핍화(beggar-thy-neighbor)' 정책을 채택했다. 이는 세계 무역의 붕괴와 상호 배타적인 경제 블록의 형성으로 이어졌다.34 이러한 경제적 파편화는 국가 간 상호의존성을 약화시켜 전쟁 발발의 경제적 비용에 대한 인식을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같이 자원이 부족하고 식민지가 없었던 국가들은 무역 대신 정복을 통해 자원을 확보하려는 군국주의적 팽창 노선을 선택했고,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37
현재 진행 중인 미중 기술 전쟁,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경쟁은 서로 호환되지 않는 두 개의 기술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21 이러한 '새로운 파편화(New Fragmentation)'는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고 국가 간 불신을 심화시키며, 동맹국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함으로써 지정학적 블록화를 가속한다.32 이러한 지정경제학적 파편화는 그 자체로 중대한 안보 위협이다. 1930년대의 교훈처럼,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약화는 전쟁을 억제하는 강력한 기제를 제거하는 효과를 갖는다. 예를 들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만과 중국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내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되면,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감수해야 할 경제적 충격의 크기가 줄어든다. 이는 역설적으로 분쟁을 '생각할 수 있는(thinkable)' 옵션으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기술 디커플링은 단순히 경제적 경쟁을 넘어, 잠재적인 군사적 충돌을 위한 경제적 논리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제2부 핵심 분쟁지대: 시나리오와 전망
글로벌 안보 지형의 구조적 변화는 특정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의 형태로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 본 장에서는 국제사회가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는 네 곳의 핵심 분쟁지대—한반도, 대만 해협, 중동, 동유럽—를 대상으로 각 지역의 위기 동인, 잠재적 시나리오, 그리고 위험이 고조되는 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2.1 한반도: 임박한 단기 위협 (2025년 1-2분기)
다수의 국제 위기 분석 기관들은 2025년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이례적으로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은 '2025년 주목해야 할 10대 분쟁' 보고서에서 한반도를 포함시키며, 9.19 군사합의와 같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장치의 붕괴, 북한의 공세적인 군사력 과시, 그리고 서울과 워싱턴의 정치적 혼란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1
특히 복수의 분석가들은 2025년 상반기, 구체적으로는 3월에서 4월 사이를 '위험의 창(window of vulnerability)'으로 지목하고 있다.1 이 시기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중첩되는 '퍼펙트 스톰' 국면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 미국의 정치적 전환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은 미국의 대한 방위 공약에 대한 근본적인 불확실성을 야기한다.1 김정은은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여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립하기 전의 혼란기를 미국의 결의를 시험할 적기로 판단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미국 행정부 교체기에 도발 수위를 높여온 경향이 있다.
- 한국의 정치적 위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진행될 경우, 서울에 국정 공백과 리더십 부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은 이를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군사적 압박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할 수 있다.1
- 북한의 전략적 시간표: 2025년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이 되는 해로, 김정은 정권은 체제 결속을 다지고 대내외에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유인이 크다.2
이러한 배경 속에서 가장 우려되는 변수는 북한의 위협이 과거의 '억제 가능한 확산 문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 가능한 군사적 위협'으로 질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이다. 그 핵심에는 북러 군사 협력이라는 '게임 체인저'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재래식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는 북한의 막대한 포탄 및 방사포 재고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과거의 일방적인 후원-피후원 관계를 뒤집는 결과를 낳았다.3 북한은 러시아에 대한 군수 지원의 대가로 국제 제재를 우회하는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정찰위성, 핵잠수함, 극초음속 미사일 등 자력으로 확보하기 어려웠던 첨단 군사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1 이는 한미 연합군의 정보 우위를 약화시키고 북한의 핵 선제공격 능력의 생존성과 신뢰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심각한 안보 위협이다. 나아가 북한 특수부대가 우크라이나에 파병되어 실전 경험을 쌓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북한군의 질적 변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2
이러한 군사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김정은은 대남 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했다. 그는 남한을 더 이상 통일의 대상이 아닌, '적대적인 교전국'이자 제1의 적으로 규정하고, 핵무력 사용을 헌법에 명시하며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노골화했다.2 특히 남한 전역을 타격 목표로 하는 전술핵무기 개발과 실전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에서 제한적인 국지전이 발생하더라도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위험한 문턱을 만들고 있다.2
2.2 대만 해협: 점증하는 위기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폭발성이 높은 현안이자,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패권 경쟁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전선으로 부상했다.5
중국 시진핑 지도부는 대만 통일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필수 과업이자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다.6 이를 위해 중국인민해방군(PLA)은 대만 침공 또는 해상 봉쇄를 통해 강제 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8 2022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실시된 대규모 군사 훈련은 대만 완전 봉쇄를 상정한 실전적 예행연습의 성격을 띠었으며, 이는 중국의 군사적 옵션이 더 이상 공허한 위협이 아님을 보여주었다.6
이에 맞서 미국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전략적 모호성' 정책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수차례에 걸쳐 대만을 군사적으로 방어할 것임을 시사했으며, 미국의 정책은 대만의 자체 방위력 강화 지원과 일본, 필리핀 등 역내 동맹국과의 연합 억제 태세 구축에 집중되고 있다.6 특히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강화는 일차적으로는 북한을 겨냥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신호를 보내는 다목적 포석의 의미도 지닌다.42
2025년에 전면적인 침공이 임박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만 외곽 도서에 대한 봉쇄 시도나 대만 전력망 및 금융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과 같은 저강도 군사 행동을 통해 위기가 촉발될 위험은 점증하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DNI)은 중국이 2025년에 대만에 대한 강압적인 압박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평가했으며 13, 미 외교협회(CFR)의 '예방 우선순위 조사' 역시 대만 해협 위기를 '중간' 정도의 발생 가능성을 가졌으나 그 영향력은 '높은' 1등급(Tier I) 위협으로 분류했다.44
2.3 중동: 통제 불능의 확전 가능성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오랜 '그림자 전쟁(shadow war)'이 최근 직접적인 국가 간 무력 충돌로 비화되면서 중동 지역 전체가 전면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스라엘이 '심판의 날(Days of Reckoning)' 작전을 통해 이란 본토 깊숙한 곳의 미사일 생산 시설과 방공망을 타격한 것은, 양국이 더 이상 대리 세력을 통한 간접적 충돌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적인 공격을 감수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중대한 사건이다.9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확산될 수 있는 경로는 복합적이다.
- 이스라엘의 선제 타격: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경우,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대규모 예방 타격을 감행할 수 있다. 이는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의 총력적인 보복 공격을 촉발하여 걷잡을 수 없는 전면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 대리 세력을 통한 확전: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이는 가자지구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파괴력을 지닐 것이며, 이란의 직접 개입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해상 교통로 봉쇄: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 공격을 지속하거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미 해군 및 다국적 연합함대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10
CFR의 2025년 예방 우선순위 조사는 이란-이스라엘 분쟁 격화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지속 및 인도주의적 위기 심화를 모두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이 높은 1등급 위험으로 평가했다.44 유라시아 그룹 역시 약화된 이란이 오히려 예측 불가능하고 절박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궁지에 몰린 이란(Iran on the ropes)'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12
2.4 동유럽: 우크라이나 전쟁과 확전 위험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5년에도 격렬한 소모전 양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막대한 인명 및 장비 손실에도 불구하고 전시 경제로 전환하고 북한 등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으며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은 정치적 피로감과 내부 이견으로 인해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13
이 전쟁의 가장 큰 위험은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NATO를 공격하기보다는, 우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분쟁이 NATO 회원국으로 번지는 '확전(spillover)' 가능성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 우발적 국경 침범: 러시아 미사일이 목표물을 벗어나 폴란드나 루마니아 영토에 떨어져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
- 보급선 공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서방의 무기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폴란드 내 물류 허브를 직접 타격하는 경우.
- 비대칭전: 러시아가 조지아나 몰도바와 같은 동유럽 NATO 비회원국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 사보타주, 정치적 선동 등을 통해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NATO의 결속력을 시험하는 경우.12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핵무기 사용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심각한 우려 사항이다. 만약 러시아군이 전선에서 재앙적인 수준의 붕괴에 직면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패배를 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확전을 통한 긴장 완화(escalate to de-escalate)' 전략의 일환으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13
이처럼 각 분쟁지대는 고유한 위기 동인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강대국 경쟁이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미국의 군사적, 외교적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의 위기는 다른 지역에 대한 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중동에서 미국이 대규모 군사 개입을 하게 될 경우, 중국은 이를 대만 해협에서 군사 행동을 취할 기회로 여길 수 있으며, 북한 역시 한미 연합군의 대비 태세가 분산된 틈을 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 이처럼 수정주의 국가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을 상대로 동시에 여러 위기를 만들어냄으로써 대응 능력을 한계까지 시험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이는 한 분쟁의 위험이 다른 모든 분쟁의 위험과 연동되는 '위기의 연쇄(interlinkage of crises)' 현상을 낳고 있으며, 2025년 이후 국제 안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제3부 핵심 변수와 전략적 와일드카드
앞서 분석한 4대 분쟁지대의 위기 시나리오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여러 핵심 변수들의 전개 양상에 따라 그 가능성과 시급성이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대외 정책 방향과 파괴적 신기술의 발전은 모든 분쟁지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와일드카드(strategic wildcard)로서 기능한다.
3.1 미국 변수: 2024년 선거의 영향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2025년 이후 글로벌 안보 지형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단일 변수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재등장할 경우,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 그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기반한 고립주의적, 거래적 외교 정책이 부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1
- 동맹 관계에 대한 함의: 트럼프 행정부는 NATO의 집단방위 조약이나 한미, 미일 상호방위조약의 가치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거나 최악의 경우 주둔 미군 철수까지 거론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이 제공해 온 확장억제 공약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다.1 억제력은 군사적 '능력(capability)'과 그것을 사용할 '의지(willingness)', 즉 '신뢰성(credibility)'이라는 두 기둥 위에 서 있다. 미국의 군사적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동맹을 방어하려는 정치적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다면 억제력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 적대국에 대한 함의: 북한이나 중국과 같은 미국의 경쟁국들은 트럼프의 재등장을 기회로 인식할 수 있다. 김정은은 전통적인 외교 채널을 우회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톱다운' 담판을 통해 새로운 거래를 시도하거나, 약화된 한미동맹의 균열을 시험하는 도발에 나설 수 있다.1 중국은 더욱 강경한 무역 정책('트럼포노믹스')에 직면할 수 있지만, 동시에 동맹을 경시하는 미국을 상대로 역내 영향력을 확대할 공간이 더 넓어질 것이라는 계산을 할 수 있다.12
- 미국 내 불안정성: CFR의 조사는 선거 이후 미국 내 정치적 적대감이 심화되어 국내 테러나 정치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1등급 위험으로 평가했다.44 심각한 국내 문제로 인해 미국의 관심과 자원이 내부로 집중될 경우, 이는 외부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대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그 자체가 불안정을 증폭시키는 핵심 동인이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 및 새로운 행정부 출범 초기, 즉 정책의 방향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최대 불확실성의 창' 기간 동안, 적대국들은 새로운 레드라인을 시험하고 미국의 결단력 부재를 이용하려는 유혹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미국 대선은 단순한 국내 정치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안보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3.2 기술 가속 변수: AI, 사이버, 우주 전쟁
전쟁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래의 분쟁은 전통적인 육해공 영역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과 우주 공간에서 동시에, 그리고 융합된 형태로 전개될 것이다.47
- 전쟁 속의 인공지능(AI): 정보 분석, 표적 식별, 지휘 결심 등 국방 분야 전반에 AI 기술이 빠르게 통합되고 있다. '가디언AI(GuardianAI)'와 같은 예측 모델은 이미 분쟁 예측 능력에서 인간 정보기관을 능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었지만, 국가의 존망이 걸린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49 AI 분야의 패권을 둘러싼 경쟁은 미중 기술 경쟁의 핵심 전선이며, AI 기술을 활용한 자율무기체계(lethal autonomous weapons systems, LAWS)의 등장은 전쟁의 속도와 윤리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22
- 사이버 전쟁: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이제 군사 행동의 전주곡이자 핵심적인 구성 요소가 되었다.44 적국의 전력망, 통신, 금융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능력은 물리적 타격 이상의 전략적 효과를 낼 수 있다. CFR은 미국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중간' 정도의 가능성을 지닌 1등급 위협으로 평가했다.44
- 우주 공간의 군사화: 미국, 중국, 러시아는 모두 우주군을 창설하며 우주 공간을 새로운 전쟁 영역으로 공식화했다.47 통신, 항법(GPS), 정찰(C4ISR)을 담당하는 인공위성은 현대 군사 작전의 신경망과도 같으며, 따라서 미래 분쟁 발생 시 가장 먼저 공격받는 핵심 표적이 될 것이다. 위성 요격 무기(ASAT), 재밍(jamming),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weapons) 등 우주 자산을 무력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분쟁의 문턱을 낮추고 격화의 위험을 높이는 양면성을 지닌다. 사이버 공격이나 우주에서의 비파괴적인 공격은 물리적 공격보다 덜 심각한 도발로 인식될 수 있어, 행위자들이 더 쉽게 행동에 나서도록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이 핵심적인 국가 기능이나 군사 지휘통제체계를 마비시킬 경우, 피해국은 이를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간주하고 물리적 보복에 나설 수 있으며, 이는 예측 불가능한 확전 연쇄로 이어질 수 있다.
제4부 종합 분석 및 전략적 제언
본 보고서의 분석을 종합하면, 세계는 단일하고 예측 가능한 전쟁 위협에 직면한 것이 아니라, 복수의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증폭될 수 있는 전례 없는 복합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 이러한 상황 인식에 기반하여, 본 장에서는 종합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위기 관리를 위한 핵심 감시 지표와 전략적 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4.1 위기의 융합 (2025-2027년)
분석 결과, 세계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최대 위험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간은 앞서 분석한 부정적 추세들이 정점에 달하며 융합되는 시기이다. 즉, 'G-Zero' 세계의 구조적 불안정성이 고착화되고, 수정주의 국가 연대가 공고해지며,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파괴적인 군사 신기술이 실전 배치되는 흐름이 모두 이 시기에 집중된다.
이 기간의 핵심 위험은 제3차 세계대전과 같은 단일하고 계획된 시나리오보다는, 한 지역의 위기가 다른 지역의 위기를 촉발하는 '연쇄 폭발(cascade failure)'의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대만 해협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경우, 북한은 이를 한미동맹의 억제력이 약화된 기회로 판단하고 대남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 동시에 러시아는 미국의 관심이 아시아에 집중된 틈을 타 NATO 동부 전선에서 추가적인 공세에 나설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위기가 발생하는 상황은 국제 시스템의 위기관리 능력을 마비시키고, 오판과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을 극적으로 높일 것이다.
4.2 핵심 감시 지표
정책 결정자들이 위기 징후를 조기에 식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이고 관측 가능한 지표들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
- 한반도:
-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 대규모 포병 부대 및 장비의 전진 배치.
- 북한의 위성 발사장이나 잠수함 건조 시설에서 러시아 기술진의 활동이 확인되는 경우.
- 북한 관영 매체가 '통일 성전'과 같은 호전적 수사를 사용하며 특정 날짜(예: 당 창건일, 최고인민회의)를 거론하는 경우.
- 대만 해협:
- 통상적인 훈련 수준을 넘어선 규모의 PLA 해군 함정이 대만 동부 해역까지 포함하여 완전한 포위 기동을 전개하는 경우.
- 대만의 전력망, 금융결제 시스템, 항만 관제 시스템 등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동시다발적이고 지속적인 대규모 사이버 공격.
- 중국군이 민간 대형 로로선(roll-on/roll-off ferries)을 대규모로 징발하여 상륙 훈련에 투입하는 경우.
- 중동:
- 이란 내 탄도미사일 기지에서 이례적인 수준의 이동 및 발사 준비 태세가 식별되는 경우.
-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 부대'가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대로 전면 이동 및 배치되는 경우.
-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추방하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6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공식 선언하는 경우.
- 동유럽:
- 러시아가 벨라루스나 칼리닌그라드에 전술핵무기 운반 체계를 실전 배치하고 관련 훈련을 실시하는 경우.
- 발트해 또는 북해의 해저 케이블, 가스 파이프라인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사보타주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 NATO 회원국 국경 지대에 러시아군 병력과 장비가 이례적으로 증강되는 경우.
4.3 위기 완화를 위한 전략적 제언
복합 위기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군사, 외교, 경제를 아우르는 다차원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 통합 억제력 강화: 인도-태평양과 유럽의 핵심 분쟁지대에 대한 재래식 군사력의 전진 배치를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이나 오커스(AUKUS), 쿼드(Quad)와 같은 소다자 협력체를 활성화하여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합 방위 태세를 공고히 함으로써, 수정주의 국가들이 단일 전선에서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켜야 한다.42
- 선별적 긴장 완화 외교 추진: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오판으로 인한 파국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적대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관리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있어 중국이 가진 제한적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영향력을 활용하는 실용적인 외교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27
- 지정경제학적 회복력 구축: 반도체, 핵심 광물, 에너지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품목의 공급망을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중심으로 다변화해야 한다.32 이는 적대국이 공급망을 무기화하여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취약점을 줄이고, 분쟁 발생 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핵심적인 안보 장치이다.
- 국가 및 동맹의 총력적 회복력 증진: 사이버 및 전자기파(EMP) 공격에 대비한 핵심 기반시설 방호 역량을 강화하고, 동맹의 결속을 와해시키고 국민적 단결을 저해하려는 적대국의 허위정보 공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소통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이는 군사적 억제력만큼이나 중요한 현대전의 필수 요소이다.